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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완의 '창밖의 시장' (2)


"美 연준의 금리인상과 한국은행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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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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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송태완, 이미지=뉴스와일드 자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3월 15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이 기존 0.5~0.75%이던 미국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0.75~1%로 조정한 것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3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런 미국의 상황이 한국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의 시중금리 인상을 자극할 수 밖에 없고,  2016년 말 기준 1344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의 금리급등을 초래해 자칫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돼 버린 ‘한계가구’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어졌던 막대한 양적완화로 2015년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약 5년 동안 이어진 3차례의 양적완화 효과로 예상보다 빠르게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실물경제는 연준이 예상하는 것처럼 좋게 보이지는 않지만, 여하튼 그들이 제시하는 통계수치상 좋아졌고 금융시장은 여전히 미국 정부와 연준이 관리 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며 미국 경제에 자신감이 붙고 있으며, 지난 2월 발표된 ‘비농업 부문 임금 산업계 종사자 통계(Non-farm Payroll)’에 따르면 미국 내 농업을 제외한 산업 전반의 고용이 23만5000여명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예상치였던 20만명을 훌쩍 넘겨버렸다. 이런 고용 증가는 지난 2월 미국 실업률은 연준의 관리 목표인 4.8%보다 낮은 4.7%까지 도달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물가 역시 상승률마저 1.9%로 관리 기준인 2%를 밑돌면서 미국 연준는 미국의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한다고 판단하며 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미국의 경제회복 상황에 따른 '금리인상'과 동조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더불어 무너지는 자영업과 막대하게 늘어나는 가계부채의 상황속에서 지금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대단한 모험을 해야 하는 상황과도 같은 것이다.

거기에 사실상 시한폭탄이 돼버린, 1344조원(2016년 말 기준)을 훨씬 넘은 가계부채 상황에서 만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한계가구들의 붕괴로 부동산시장은 위태롭게 될 수 있다. 특히 3월 15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앞으로 3~4개월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다고 해도 시중은행 등 각종 금융사들의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를 것이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 금융사들이 외부조달 금리 상승과 더불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관계없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금융사들은 선제적 리스크관리 필요성을 내세워 금융사들이 결국 가계 관련 대출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금융사들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건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2015년 12월 미국 연준이 0~0.25%이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0.25~0.5%로 조정하자, 2016년 이후 국내 시중은행들은 개인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각종 대출금리를 올려왔다. 즉, 국내 시중 금융사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변동과 관련없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만 제기되면 그 시점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상품에 금리를 어김없이 올려왔다.

2016년 6월 기준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의 ‘10년 만기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KB국민은행 2.91%, KEB하나은행 2.92%, NH농협 3.06%, 신한은행 2.96%, 우리은행 2.87%였다.

이랬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지난해 12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자 지난해 12월 주요 시중은행들의 ‘10년 만기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KB국민은행 3.18%, KEB하나은행 3.21%, NH농협 3.4%, 신한은행 3.34%, 우리은행 3.25%로 올렸다. 

2016년 6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로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2016년 12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모든 국내 금융사들이 '대출금리'를 올린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까운 시간 내에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이전보다 더 빠르고 큰 폭으로 가계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만 가지고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린 것이다.

2017년 3월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 상황을 보면,

KB국민은행 3.49%, KEB하나은행 3.32%, NH농협 3.58%, 신한은행 3.48%, 우리은행 3.38%에 이른다. 2016년 6월과 비교하면 불과 8개월여 만에 KB국민은행 0.58%포인트, KEB하나은행 0.4%포인트, NH농협 0.52%포인트, 신한은행 0.52%포인트, 우리은행 0.51%포인트 가 오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히 폭발적으로 폭등한 것이다.

2016년 6월 한국은행이 한국의 기준금리를 1.25%로 하양 조정한 이후 2017년 3월 현재까지 9개월 동안 한국의 기준금리는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반면 미국은 2016년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인상했다. 즉 한국은행이 제시하는 기준금리는 전혀 변하지 않아도, 한국의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한국 금융사들의 시중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특히 대출금리 인상은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에 발맞춰 계속 인상될 것이다. 3월 15일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의장은 “앞으로 3~4개월에 한 번씩 미국의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면, 우리는 시장에서 엄청난 대출금리의 상승을 경험해야 할지 모른다.

만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밝힌 대로 3~4개월 간격으로 올해 2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실제로 올리면 어떻게 될까? 당장 약 200만~220만가구로 추정되는 한국의 '한계가구'들이 이런 금리인상의 비용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한계가구는 시중금리가 1%만 올라도 자칫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시중은행이 아닌 '제2·제3금융권'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이들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시중금리가 1% 상승하면 한계가구의 이자 부담이 135만9000원으로 늘어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중순 한국신용평가는 ‘은행권 가계대출 진단’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부채가 있는 전체 1086만3554가구를 조사해 이 중 19.9%를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는 한계가구로 분류했고, 이는 5가구 중 1가구가 사실상 금융사에 빚 갚기조차 버거운 한계가구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매달 소득에서 생계비를 제외하면 대출원리금 상환이 힘든 가구를 한계가구로 규정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경기는 위축되고,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의 부동산 등 자산버블 붕괴와 침체로 이어지면 소득의 상당 부분을 빚 갚는데 지출하고 있는 한계가구들이 그대로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다. 만약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상황과 물가상승 압력을 못 이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이전까지 버티던 정상적인 가구들도 한계가구로 돌변해 한국경제는 더욱 위험한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의 채무상환 불이행과 불량 채권 급증 사태가 불거지면 국내 금융사들도 위기를 맞게 된다. 과거 1997년 우리는 이런 상황을 똑똑히 경험한 바 있다. 금리인상으로 부실화된 채권이 금융사의 위기로 전이되면, 그건 또 다른 산업으로 전이돼 더 큰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소득은 늘지 않는데 빚만 늘어 부담만 늘어난 구조” 다. 현재의 금리수준도 사실상 대한민국이 버티기 힘든 금리다. 만일 미국이 앞으로 2~3차례의 금리를 올해안에 인상하게 된다면, 한국은행도 어쩔 수 없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금리인상을 버텨낼 수 있을까?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은 마치 이른 봄 '살얼음'위를 걷는 아이와 같이 느껴진다.


 

[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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